한국 대표 미디어 아티스트 김수자,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오피시에’ 수훈

최근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김수자(Kimsooja) 작가가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Officier de l’Ordre des Arts et des Lettres) 를 수훈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는 2017년 ‘슈발리에(Chevalier)’ 등급 수훈 이후 두 번째로 받은 영예로운 훈장으로, 그녀의 예술 세계가 국제 무대에서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입니다.

김수자 작가는 누구인가?
1957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수자 작가는 서울 홍익대학교 회화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프랑스에서 판화를 수학하며 예술적 시야를 넓혀왔습니다. 이후 뉴욕, 파리, 서울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고, 국내외 유수 미술관과 비엔날레에 초청받는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녀는 단순한 설치미술가를 넘어, 퍼포먼스, 영상, 텍스타일, 사운드, 빛 등을 아우르는 다매체 예술가입니다. 특히 한국 전통 보자기를 활용한 ‘보따리(Bottari)’ 시리즈와, 도시 속 정적 수행의 상징인 ‘A Needle Woman’ 시리즈는 세계적으로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보따리, 바느질, 숨: 그녀가 던지는 질문
김수자 작가의 작업은 물리적인 창작보다는 존재의 상태, 이동, 침묵, 이방성에 집중합니다. 도시를 배경으로 한 퍼포먼스와, 전통 이불보로 구성된 보따리는 개인과 사회, 중심과 주변, 물질과 비물질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립니다.
그녀는 반복과 정지, 침묵을 통해 존재의 속도와 흐름을 되묻고, 일상적 행위 속에서 명상적 성찰을 유도합니다. 이는 현대사회의 빠른 소비와 소외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감각과 호흡을 되찾는 데 큰 울림을 줍니다.

주요 작품 및 활동
- A Needle Woman: 서울·상하이·도쿄·런던·쿠바 등 세계 도시에서 무표정하게 정지한 퍼포먼스 영상. 이방인의 정체성과 도시의 소음 속 고요를 상징.
- To Breathe 시리즈: 빛과 소리, 거울과 공간이 결합된 설치작품으로, ‘숨’을 시각화함.
- Thread Routes: 세계 섬유 문화와 공동체의 모습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상 시리즈.

세계가 인정한 그녀의 예술성
김수자 작가는 그동안 베니스 비엔날레, 리움미술관, 로마 국립현대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작품을 선보여왔으며,
2002년 Anonymous Was A Woman Award, 2013년 구겐하임 펠로우십, 2015년 호암미술상 등 주요 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번 오피시에 훈장은 프랑스 문화예술계가 그녀의 오랜 활동과 철학을 깊이 인정한 결과이며,
동시에 한국 예술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 언어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라 할 수 있습니다.
김수자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
현대미술의 세계에서 ‘행동하지 않음’과 ‘고요함’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가는 많지 않습니다. 김수자 작가는 말 그대로 "침묵으로 세계를 꿰매는 바늘" 같은 존재입니다.
예술은 정치적 선언보다 조용한 질문일 때 더 강력하다는 것을, 그녀는 그간의 작업으로 증명해 왔습니다.

✨ 마무리하며
김수자 작가의 오피시에 훈장 수훈은 한국 현대미술계의 큰 자산이자,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소식입니다.
우리는 그녀의 작품을 통해 ‘존재’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사는 도시와 세계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성찰하게 됩니다.
다음번 전시나 퍼포먼스를 통해 다시 한 번 그녀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