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겨울의 주권자》1화. 겨울, 정지는 시작되었다

essay9328 2025. 4. 27. 12:52
SMALL

 

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

용산 대통령실 2층 상황실.

거대한 화면에 전국 도시들의 라이브 영상이 떠 있었다.

서울역 광장, 광화문, 여의도, 부산 서면...

어디나 긴장감이 감돌았다.

권영석 대통령은 무겁게 숨을 쉬며 서명을 마쳤다.

"계엄령 발동."

붉은 도장이 찍히는 순간,

대한민국의 시간은 멈췄다.

"즉시 작전 개시."

박정윤 국방장관이 짧게 명령했다.

모니터 화면 속으로 탱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울은 2시간 내에 장악 가능합니다."

합참의장이 보고했다.

권영석은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바라봤다.

용산 대통령실 앞 도로에 군용트럭이 줄지어 들어오고 있었다.

김서연 여사는 조용히 대통령 곁에 다가왔다.

"이제 시작이에요. 당신은 이 나라를 다시 태어나게 할 사람이에요."

그녀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다.

어쩌면 대통령보다 더 강렬하게.

권영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혼란을 끝낸다. 역사는 우리를 기억할 거야."

동시에, 여의도

국회 건물 주변은 이미 탱크가 포진해 있었다.

몇몇 야당 의원들은 국회 안에서 몸을 숨겼지만,

문은 봉쇄됐다.

"국회 계엄해제안 가결 시도... 실패했습니다."

비서가 다급히 보고했다.

권영석은 느릿하게 미소 지었다.

"이제, 누구도 우리를 막지 못한다."

그 시각, 광화문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부정선거 진상규명!'

'민주주의를 살려내라!'

그러나 시위대 앞으로 군병력이 진격해왔다.

총구는 들려 있었다.

'발포 명령'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지만, 그건 시간문제였다.

그리고 밤 11시, 대통령 특별담화

텔레비전, 유튜브, 포털사이트 모두 동시에 송출되었다.

"국민 여러분. 조국은 지금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외부세력의 침투, 내란 선동, 체제 전복 시도가 확인되었습니다.

부득이하게, 대한민국은 오늘부로 국가안정 특별조치를 시행합니다."

출처 입력

권영석은 또렷한 발음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주 잘 아는 사람처럼 말했다.

"자유는 잠시 멈춥니다.

조국을 위해, 질서를 위해, 그리고 미래를 위해."

 

담화가 끝나고,

거리의 불빛은 꺼져갔다.

통금령이 내려졌고,

SNS는 차단되었으며,

모든 신문은 "국가비상상황"이라는 대서특필을 달고 발행되었다.

며칠 후

"빛의 사도단"이라는 이름을 가진 급진 종교단체가

"대통령을 수호하자"는 집회를 열었다.

그리고,

"국민구국청년단"이라는 이름의 대학생들이 거리를 메웠다.

그들은 외쳤다.

"민주주의는 사치다!

질서가 없다면, 조국도 없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었다.

질서, 통제, 침묵의 시대.

'민주주의'는 너무나 오래된 단어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용산의 권영석 대통령은,

창밖을 보며 혼잣말을 뱉었다.

"이제 진짜 나라를 만드는 거야."

 

(연재 1화 끝)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