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판 엔비디아'를 육성하기 위해 국가가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표는 AI 관련 기업에 국부펀드나 국민펀드가 공동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해당 기업이 엔비디아처럼 성공하면 국민의 조세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 발언의 문제점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요 논점은 다음과 같다.
- 사회주의적 접근: 기업의 성공을 국가가 관리하려는 시도는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며,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투자 의지 저하: 벤처캐피털과 민간 기업이 위험을 감수하며 투자하는 구조를 고려할 때, 정부가 개입하면 기업가 정신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 정책 실현 가능성: 정부가 직접 개입해 AI 기업을 키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며, 시장의 자율적인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극우 본색에 문맹 수준의 식견"이라며 정치권의 비판에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기업 국유화가 아니라, 국가가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전략 산업을 육성하는 모델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가 많은 지분을 보유한 기업 성공 사례
국가가 전략적으로 투자한 기업이 성공한 사례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다음과 같은 기업들을 들 수 있다.
1. 대만의 TSMC(대만반도체제조회사)
- TSMC는 1987년 대만 정부와 필립스의 합작으로 설립되었으며, 당시 대만 정부는 48%의 지분을 보유했다.
- 이후 정부의 전략적 지원과 민간의 경영 혁신이 결합되어, TSMC는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다.
- 현재 대만 정부의 지분율은 약 6.4%로 줄었으나, 초기 공공 투자가 기업 육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 싱가포르의 테마섹 홀딩스(Temasek Holdings)와 싱가포르항공(Singapore Airlines)
- 싱가포르 정부의 투자회사인 테마섹 홀딩스는 1974년 설립되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 싱가포르항공은 테마섹이 주요 주주로서 지원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정부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항공사로 자리 잡았다.
3. 말레이시아의 카자나 내셔널(Khazanah Nasional)과 텔레콤 말레이시아(Telekom Malaysia)
-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인 카자나 내셔널은 1993년 설립되어 국가의 전략적 자산을 관리하고 투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텔레콤 말레이시아는 카자나 내셔널의 주요 투자 대상 중 하나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주요 통신사로 성장했다.
4. 중국의 국부펀드 및 국유기업 투자 사례
- 중국은 국유기업과 국부펀드를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성공적인 기업을 육성해왔다.
- 대표적인 예로 중국투자공사(CIC)는 2007년 설립된 국부펀드로, 국내외 기업에 투자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 또한, 중국의 주요 은행과 에너지 기업들은 국가의 직접적인 지분 참여와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정책 방향과 결론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국가가 전략 산업을 육성하는 방법 중 하나를 제안한 것이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경제 정책의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에서 비롯된다. 한국판 엔비디아를 만들기 위해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 정부 개입의 정도는 어느 선이 적절한지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TSMC, 싱가포르항공, 텔레콤 말레이시아, 중국의 국부펀드 투자 사례 등은 국가가 전략적으로 개입했을 때 기업을 성공적으로 육성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이 모든 국가와 산업에 적용 가능한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며, 각국의 경제 환경과 기업 문화에 맞는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단순한 정치적 공방을 넘어, 실질적인 AI 산업 발전 방안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